살림

킹크랩 봄에 먹는 사람 나야나

건강해씨 2025. 3. 16. 17:55

저번 주말 아빠가 집 근처 수산시장에서 킹크랩을 사 왔다. 아빠는 킹크랩을 좋아해서 매년 꼭 먹는다. 

킹크랩 제철은 10월 경부터 2월까지 라고 한다. 이때 살이 통통해진다고 하는데 이 시기에는 가격도 고도비만이다.

이번 킹크랩은 1kg에 10만 원이라고 한다. 이 킹크랩씨는 2.7kg니까 27만 원이다. 봄이라고 좀 쌀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중국인들이 킹크랩에 맛 들인 후부터는 가격이 잘 안 떨어지나 보다.

이건 서비스다. 사장님은 아빠를 못 알아보는데 아빠는 단골이라면서 가스라이팅(?)을 해서 얻어왔다고 한다. 정말로 매년 들르는 가게는 맞다고 한다. 다음엔 기억해 주시겠지.

물에 적신 신문지로 덮어져 있던 것을 들췄더니 킹크랩이 발작을 일으켰다. 발작이라기엔 좀 느렸지만 여덟 개인가 열개나 되는 다리로 스티로폼을 긁어대기 시작하니 시끄러웠다.

다시 눈을 가려줬더니 잠잠해졌다. 사람도 진정시킬 땐 눈부터 가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찜통 들어가기 전 목욕재계를 한다. 솔로 박박 씻겨지는 킹크랩씨.

킹크랩씨 안녕히 가세요..

끓는 물에 20분 쪘다. 등껍데기가 아래로 가도록 쪄야 즙이 빠지지 않는다. 이것은 어떤 식재료이든 간에 마찬가지다. 껍데기나 껍질이 아래로 가도록 찌기.

다리를 먹으려고 들었는데 쑥 뜯겨 나왔다. 봄에는 킹크랩이 탈피를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껍데기가 연해서 잘 뜯어진다. 

촉촉하고 달달한 살이 들어있다. 살이 꽉꽉 차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리얼 크래미. 킹크랩은 역시 맛있다.

리얼 크래미 2

내장 국물은 볶음밥 할 때 쓰려고 따로 모아두었다.

집게발에 있는 살은 좀 더 단단하다. 

나는 이 허벅지 쪽. 허벅지가 맞나? 다리와 몸통이 연결된 이 부분이 제일 맛있다. 킹크랩 먹을 때는 다리보다는 허벅지를 선점하세요.

탱글탱글 한 허벅지살!

남은 킹크랩은 저녁에 또 먹었다. 

코스트코에서 산 날치알과 킹크랩 살과 내장을 넣고 볶음밥을 만들었다. 김치를 넣었더니 김치볶음밥에 가까운 맛이었지만 맛있었다. 깻잎을 넣은 게 킥이었다.

 

날치알이 밥알만큼 많아서 씹을 때마다 토토토토토토톡 터진다. 

이렇게 27만 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4인이 먹기엔 조금 부족한 듯한데 더 많이 먹으면 물릴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특식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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